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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자귀모

 

 자귀나무 [mimosa tree]

자귀나무와 그 꽃은 인터넷에 잘 나와있다. 한번쯤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찾아봄이 좋을것 같다. 이 꽃은 우리 마을에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자귀나무 꽃을 처음 접한것은 아마도 12년 전 지구에서다. 멀리서 봐도 정말 예쁘게 피어있어서 발걸음을 끌어 땡겼다. 초록과 분홍색 꽃이 잘 어울리면서 바람결에 이리 저리 흔들거리는 모습은 곱고 고왔다.

별로 좋지 않은 폰으로 찍어서 - 사실은 실력이 없어서 - 보는 이로 하여금 예쁘게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꽃 모양이 공작 꼬리같은 느낌이든다. 해마다 여름철이 돌아오면 이 꽃을 찍으려고 기다렸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시기를 놓치고 다음해에 찍으면 되지... 또 다음해엔 그다음해에 찍으면 되지... 하다 보니 잠깐 사이에 몇년이 흐른지 모른다.

 거의 모든 꽃이 그러하듯이 생명력이 길지 않다. 어..어...어.... 하다 보면 그것으로 끝이 난다. 찍고 싶어 찍은거지만 일부러 찍은것은 아니다. 지나다가다 저수지 옆에 피어있기에 가봤지만 끝물이었다. 벌써 시들어 가고 있었고 비가 내리면 이보다 더 초라할것 같아서 얼릉 찍었다.

 꽃 모양이 마치 광섬유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것 같다. 여러 꽃중에서 가장 잘 생긴 놈으로 골랐다. 자귀나무를 생각하면 영화 [자귀모]가 떠오른다.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해서 내용은 모르지만 글씨가 비슷해서 그런가 보다.

 마을에 저수지가 두개 있다. 이 저수지는 물이 파랗다. 손을 담그면 파란 물이 묻어날 것 같다. 아니.... 저수지 물속에서 파란손이 쑤욱~ 올라올라와 지나가는 사람의 다리를 잡고 끌어 땡길것 같다. 오래전에 중학생 한명이 파란 교복을 입고 수영하다가 빠져 죽었다. 그 이후로 물빛이 더욱 파랗게 되었다. 바라보기가 섬뜩하다. 나는 저수지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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